루크

‘맛집’을 찾아서 — 여성 오타쿠의 장르 이동을 통해 본 욕망의 동학

“하세베 군과는 잘 맞을 것 같긴 한데. 하지만 그는 예전 주인을 싫어하니까 얘기가 안 되려나.” 게임 〈도검난무〉[1] 2차 창작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커플 중 하나, 소위 ‘쇼쿠헤시’[2]의 접점은 단 한 줄의 대사였다. 저 대사 한 줄만으로 둘을 주인공으로 한 동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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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을 찾아서 — 여성 오타쿠의 장르 이동을 통해 본 욕망의 동학

“하세베 군과는 잘 맞을 것 같긴 한데. 하지만 그는 예전 주인을 싫어하니까 얘기가 안 되려나.” 게임 〈도검난무〉[1] 2차 창작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커플 중 하나, 소위 ‘쇼쿠헤시’[2]의 접점은 단 한 줄의 대사였다. 저 대사 한 줄만으로 둘을 주인공으로 한 동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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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Tables>: 채석장과 컨베이어벨트

이상훈 개인전 <Two Tables> (313 art project, 2017.10.12.-11.4.) 한적한 성북동의 가옥집을 개조한 전시장에는 서사성의 편린조차 배제된 기계적인 회화들이 강한 존재감을 내세운다. “그리기의 체계를 연구하는 작가”라는 표현에 들어맞게도 이상훈의 그림들은 회화에 조합된 질료들의 물질성도, 회화적 구성이 보여주는 환영도 최대한 배제시키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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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Tables>: 채석장과 컨베이어벨트

이상훈 개인전 <Two Tables> (313 art project, 2017.10.12.-11.4.) 한적한 성북동의 가옥집을 개조한 전시장에는 서사성의 편린조차 배제된 기계적인 회화들이 강한 존재감을 내세운다. “그리기의 체계를 연구하는 작가”라는 표현에 들어맞게도 이상훈의 그림들은 회화에 조합된 질료들의 물질성도, 회화적 구성이 보여주는 환영도 최대한 배제시키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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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O: 어떤 첫 방문

서브컬쳐에는 학을 떼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유년시절은 게임이나 만화책과는 사실상 격리된 채 보냈다. 하지만 세가에서 출시된 ‘어린이 컴퓨터 PICO [1]‘는 “교육용”이라는 명칭이 붙은 덕에 어린 남매의 첫 콘솔게임기이 되었다. 그 후로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훌륭한 오타쿠로 자라났지만 ‘PICO’가 준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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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O: 어떤 첫 방문

서브컬쳐에는 학을 떼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유년시절은 게임이나 만화책과는 사실상 격리된 채 보냈다. 하지만 세가에서 출시된 ‘어린이 컴퓨터 PICO [1]‘는 “교육용”이라는 명칭이 붙은 덕에 어린 남매의 첫 콘솔게임기이 되었다. 그 후로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훌륭한 오타쿠로 자라났지만 ‘PICO’가 준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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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를 직시하기: <덕후 프로젝트>가 보고자 한 것

북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진행한 <덕후 프로젝트 : 몰입하다>는 11명의 작가들이 저마다 덕후를 주제로 수집물이나 취미 활동을 미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일상과 서브컬쳐와 미술계을 넘나드는 작품들은 신선하고 기발한 발상과 형식을 보여주는 한편 새로운 사회 문화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고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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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를 직시하기: <덕후 프로젝트>가 보고자 한 것

북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진행한 <덕후 프로젝트 : 몰입하다>는 11명의 작가들이 저마다 덕후를 주제로 수집물이나 취미 활동을 미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일상과 서브컬쳐와 미술계을 넘나드는 작품들은 신선하고 기발한 발상과 형식을 보여주는 한편 새로운 사회 문화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고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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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페인팅 프로그램 연대기: 오에카키에서 클립스튜디오까지

90년대 말부터, 특히 2000년대 초 이후 한국의 디지털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윈도우가 널리 보급되어 텍스트 메뉴 대신 이미지 아이콘이 통용되고, 키보드 대신 디지털 2차원 평면에 마우스를 움직여 사용하는 것이 조작의 기본이 되었다. ADSL의 보급과 함께 인터넷 의사소통에 본격적으로 이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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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페인팅 프로그램 연대기: 오에카키에서 클립스튜디오까지

90년대 말부터, 특히 2000년대 초 이후 한국의 디지털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윈도우가 널리 보급되어 텍스트 메뉴 대신 이미지 아이콘이 통용되고, 키보드 대신 디지털 2차원 평면에 마우스를 움직여 사용하는 것이 조작의 기본이 되었다. ADSL의 보급과 함께 인터넷 의사소통에 본격적으로 이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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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고스트> : 영등포, 종로, 그리고 베를린

<뉴타운 고스트> (2005) 브라운관 너머로 검은 셔츠에 검은 매니큐어, 거의 밀어버리다시피 한 짧은 머리, 반항적인 인상의 여성래퍼가 드럼비트에 맞춰 랩을 쏘아댄다. 트럭 뒷칸에 꼿꼿이 서서 메가폰 마이크를 입술에 바짝 붙이고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 외치는 모습은 랩이라기보단 아지테이션에 가까워 보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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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고스트> : 영등포, 종로, 그리고 베를린

<뉴타운 고스트> (2005) 브라운관 너머로 검은 셔츠에 검은 매니큐어, 거의 밀어버리다시피 한 짧은 머리, 반항적인 인상의 여성래퍼가 드럼비트에 맞춰 랩을 쏘아댄다. 트럭 뒷칸에 꼿꼿이 서서 메가폰 마이크를 입술에 바짝 붙이고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 외치는 모습은 랩이라기보단 아지테이션에 가까워 보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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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종사의 부유

잭슨홍 개인전: Autopilot (2016.9.8-11.12 @ 페리지갤러리) 그것은 생경한 경험이었다. 페리지 갤러리의 검은 로비의 짧은 위압감이 무색하게도 눈앞에 펼쳐진 갤러리의 쨍한 바다색의 벽면과 질서를 잃은 원색의 오브제들은 예상치 못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찾아 들어간 잭슨홍의 <Autopilot>은 그 가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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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종사의 부유

잭슨홍 개인전: Autopilot (2016.9.8-11.12 @ 페리지갤러리) 그것은 생경한 경험이었다. 페리지 갤러리의 검은 로비의 짧은 위압감이 무색하게도 눈앞에 펼쳐진 갤러리의 쨍한 바다색의 벽면과 질서를 잃은 원색의 오브제들은 예상치 못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찾아 들어간 잭슨홍의 <Autopilot>은 그 가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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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fu2x와 서브컬쳐 이미지의 동학: 더 고화질의 아내를 위하여

디지털 공간 속 이미지는 오직 복사본으로만 존재하며 무한히 자가복제 가능하다. 손실되지 않는 완벽한 화상의 공유와 보존이 가능해진 작금의 기술적 상황은 마치 이미지의 꿈이 실현된 것만 같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는 생각보다 호락호락하게 원본을 내어주지 않는다. 유저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화상은 공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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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fu2x와 서브컬쳐 이미지의 동학: 더 고화질의 아내를 위하여

디지털 공간 속 이미지는 오직 복사본으로만 존재하며 무한히 자가복제 가능하다. 손실되지 않는 완벽한 화상의 공유와 보존이 가능해진 작금의 기술적 상황은 마치 이미지의 꿈이 실현된 것만 같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는 생각보다 호락호락하게 원본을 내어주지 않는다. 유저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화상은 공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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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의 여정: 디지털 이미지 공유의 물질성

어제는 최애캐의 뉴짤, 즉 새로운 일러스트가 리트윗되어 탐라에 들어왔다. 트위터에 올라온 이미지는 화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로 달려가 원 출처를 찾아내어 다운받고, 그래도 마음에 차지 않으면 ‘waifu2x’주1에 접속해 바로 깨끗하게 확대된 이미지를 추출한다. 선명해진 사진을 받아 데스크톱의 배경으로 설정하고 뿌듯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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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의 여정: 디지털 이미지 공유의 물질성

어제는 최애캐의 뉴짤, 즉 새로운 일러스트가 리트윗되어 탐라에 들어왔다. 트위터에 올라온 이미지는 화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로 달려가 원 출처를 찾아내어 다운받고, 그래도 마음에 차지 않으면 ‘waifu2x’주1에 접속해 바로 깨끗하게 확대된 이미지를 추출한다. 선명해진 사진을 받아 데스크톱의 배경으로 설정하고 뿌듯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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