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 콜렉티브

결성 시기: 2021년 12월
구성원: 강리, 수연, 아현, 현지
활동 지역: 서울
웹사이트: https://kangri.notion.site/kangri/634de0e0a6ea4652adb7040c5504e398
소셜미디어: https://www.instagram.com/00.collective/

땡땡 콜렉티브는 미술과 미술을 둘러싼 텍스트를 다루는 동인입니다. 땡땡 콜렉티브는 미술을 향한 관심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연히 결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존 평단의 시선에서 다소 자격 없는 글쓰기를 지속하며, 미술 비평 독자의 자생적 클러스터를 조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메일링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여, 소통을 기반으로 한 열린 공동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미술이 다양한 위치에서 발생한 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땡땡 콜렉티브의 신념을 대표합니다. 모임의 이름이 빈 칸을 가리켜 ‘땡땡’이라고 부르는 언어습관에서 출발한 것처럼, ‘땡땡’으로 비워진 자리를 함께 채워나가며 미술계를 탐색하고자 합니다.

인터뷰 일시: 2022년 7월 28일 오후 8시 

땡땡 콜렉티브는 언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구성된 팀인가?

땡땡 콜렉티브는 미술과 미술을 둘러싼 텍스트를 다룬다고 소개한다. 땡땡은 빈칸을 뜻하고, 비워진 자리를 채워 넣어보자, 탐험해 보자는 의미를 갖는다. 

땡땡 콜렉티브 구성원은 모두 같은 학교와 학과를 다녔지만, 학교에서 만났다고 하기는 어렵다. 2020년 12월에 김강리가 먼저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같이 미술 공부할 사람”을 모집했고, 십여 명이 모여서 스터디를 했다. 그러다가 그중에 남은 네 명이 2021년 3월에 콜렉티브를 구성하게 되었다. 당시에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것이 유행이었고, 이를 따라서 실행하게 되었다. 우리의 글을 누군가 읽어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독자에게 찾아가는 것을 표방한다. 

구성원은 어떻게 되는가? 

김강리는 스스로 메갈리아 시대의 페미니스트이자, 퀴어,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정체화하고 있다. 이 정체성이 나의 활동에 많은 영향을 준다.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야되는지를 말하는 데 관심이 있다. 2020년에 학부를 수료하고, 쉬면서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이아현은 예술과 사회의 경계를 오가면서 연구하고 있다. 예술이 사회에서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사회적인 이슈에서 예술이 어떻게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최근 관심사는 사진, 서발턴 개념, 트랜스로컬리티다.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다. 혼자서 워크숍을 운영하거나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조현지는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에 재학중이다. 현재는 휴학하고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다. 교육 분야와 예술경영에 관심이 있다.

최수연은 땡땡 콜렉티브 내에서 인스타그램 카드 뉴스 제작 및 총괄을 맡고 있다.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재학중이다. 미술 전공자로서 제도권 안에 있지만 제도권 안에 있지 않은 사람도 문화예술 향유자 및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지방 출신이다 보니, 서울과 지방의 시차 그리고 미술인과 비미술인의 의사소통에 관심이 있다. <미끌>이라는 무가지 출판물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 

콜렉티브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결정적으로는 뉴스레터를 시작하면서 이름을 정해야 해서 콜렉티브가 나오게 되었다. 구성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강리의 경우에 2017년에 대학에 입학했고, 당시에 콜렉티브가 너무 많았다. 그러면서 콜렉티브가 지금 당장 마주한 문제를 타계할 유일한 방법처럼 느껴졌다. 내가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낼 때 내 기반을 두고 있는 사상적 자리로 느껴졌고, 그런 사람들을 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2019년에 대학에 입학한 수연은 이전에 콜렉티브에 대한 기사도 읽어보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쉽게 하자고 할 수 있었다. 뜻이 맞는, 한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나아가는 형태의 팀보다는 스터디를 같이 했던 사람들끼리 같이 하는 하나의 활동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아현은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갈 예정이었다. 대학원에 가서도 계속 비평을 쓸 생각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 당시에는 콜렉티브로는 옐로우 펜 클럽밖에 몰랐고, 많은 부분 참조점이 됐다.

땡땡 콜렉티브는 텍스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콜렉티브다. 땡땡 콜렉티브의 비평적 지향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동시대 미술비평가를 무정형한 글을 쓰는 사람들로 여기고 있고, 그들과 같은 흐름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다른 분야와 다르게 미술 글은 자유로운 형식과 주제 하에서 글이 쓰인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도 그와 비슷하다. 또한 학교에서 학습한 글쓰기 문법에 대한 고민과도 관련이 있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문학의 형태, 시, 릴레이 글쓰기 등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글쓰기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형식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땡땡레터의 발행 과정과 구성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우선 연초에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누가 어떤 글을 쓸지 정한다. 그리고 각 원고에 대해 크게 세 번 정도 피드백을 주고 받은 뒤에 완성한다. 최근에는 호마다 필자와 편집자의 역할을 분리하여 체계적인 원고 작성과 편집을 시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짝수 호에는 보편적인 형식의 글을 쓰고, 홀수 호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짝수 호에는 작품 분석, 작가론, 전시 리뷰, 홀수 호는 미술 에세이나 릴레이 글쓰기 등이 들어간다. 올해는 땡땡 속 미술, 각자가 소개하고 싶은 미술, 미술관에서 워크숍 체험 리뷰 등을 추가했다. 짝수 호는 좀더 전형적인 형식의 글을 씀으로써 미술 글쓰기 연습의 일환이 되기도 한다. 홀수 호는 수연의 문제의식과 특히 맞닿아 있다. 비미술인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한다.

뉴스레터 중 릴레이 글쓰기 등 함께 글을 쓸 수 있는 과제를 스스로 만들고 실천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구성원 각각이 개별적인 필자일 텐데, 콜렉티브로서 글을 쓸 때와 홀로 쓸 때 차이를 느끼는가? 

3호부터 글쓰기 연습을 쉽고 재미있게 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실험적인 글쓰기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규칙을 정하고 실행하는 과정 자체를 즐겼던 것 같다. 

홀로 쓸 때보다 강제성이 더해지면서, 평소에는 관심이 없었거나 평소와는 다른 관점으로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가 추구하는 방향이 매우 다른데, 각자의 글은 자유롭게 쓰지만 릴레이 글쓰기는 앞선 사람이 제시한 걸 무조건 써야 하니까 더 연습이 되었다. 

평가회의를 진행하면서 지난 번에 발행된 뉴스레터를 되돌아보는데, 서로의 의도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게 글쓰기로 소통을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넷이 하나의 팀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글이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이 든다. 특히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려고 한다. 다른 관점으로 글을 보게 된다. 콜렉티브로서 가장 이점이 제 글을 읽고 피드백 해주는 동료이자 독자가 있다는 것이다. 혼자 기획하고 글을 쓰다 보면 글의 방향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고 마감에 쫓겨서 만족하지 못하는 글을 제출할 때가 있는데, 혼자 쓸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이 나의 글을 누군가 기다리고 있고 바로 피드백을 받아서 더 만족하게 되는 거 같다. 1년 넘게 서로 글을 읽고 피드백 하다 보니까 어떤 방향으로 쓰는지 서로 관심사나 문체를 알게 되어서, 평가회의를 통해서 내가 쓴 글과 서로의 글에 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다른 사람들이 봐 주니까 더욱 서로를 연결시키면서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글에 대한 독자의 피드백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가? 

피드백을 드물게 남겨준다. 뉴스레터 하단의 피드백 구글폼이 유의미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메일 회신으로 피드백을 받고 있다. 때로는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피드백을 주고는 한다. 대학원에서 잘 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워크숍 등에서 독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때 후기를 들을 수 있었다. 

콜렉티브 구성원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내부 관계에서 지향하는 바가 있는가?

우리는 서로 공통점이 많지는 않다. 각자 스타일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다. 현지는 미술을 통해 일상을 이야기 하는 것과 독자와 함께 미술을 느끼고 즐기는 것에 관심이 있다. 수연은 미술이 낯선 독자에게 미술을 이야기하는 데 관심이 있고, 아현과 강리는 예술과 윤리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미술을 다양한 위치에 있는 언어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같다. 

친구, 동기, 선후배 사이에서 동료가 되었기 때문에 수직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한다. 서로의 글이나 아이디어나 의견에 대해 피드백하고 의견 제시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닉네임을 쓰면서 거리감도 조절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몇 차례 기금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경험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성북N작가공모’에 참여했었는데, 그 당시 콜렉티브를 결성하고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그 과정에서 콜렉티브의 정체성이 만들어진 면이 있다. 다른 창작자를 만나서 이야기 하고, 인연을 만든 계기가 된 것이 의미 있었다. 

현재 그 외의 기금을 받지는 않았고, 뉴스레터 후원비로 실무 운영비 일부를 충당한다. 주로 오프라인 회의비, 뉴스레터 서비스 사용료, 교통비에 사용한다. 

콜렉티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혼자였으면 하기 어려웠을 일을 함께 하면서 할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활동을 하는 데에도 원동력이 된다. 회의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업무 분장 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 도맡아서 하던 일을 많이 재분배해서 나눠서 하고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이야기 하면서 하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중간지점과 콜렉티브를 주제로 한 전시 《Surface Tension》을 준비 중이고, 김남훈, 황아일 작가의 2인전 《작고, 작은 × 우리는 모두 중력을 견뎌》에 글과 디자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워크숍도 지속하려고 하고 있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또 다른 누군가가 구체화하면서 어떻게든 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