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복합(浄土複合) 

정토복합은 언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는가?

이케다 코스케(이하 이케다) 2019년에 교토에서 시작했다. 특별히 처음부터 목표를 가지고 만든 것은 아니고 교토의 거리에서 두 채가 나란히 붙어있는 건물을 우연히 발견해서 그 공간을 빌려서 아트 스페이스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생각했던 것이 만드는 곳과 보여주는 곳과 비평하는 곳이 교차하거나 섞여 있는 예술 공간의 이미지다. 특히 힘을 준 곳이 비평이나 글쓰기였는데, 특히 교토는 아트스쿨이 많고 창작자도 많은데 이에 비하면 비평이나 글을 쓰는 사람이 적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런 스쿨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정토복합의 구성원 소개를 부탁한다. 

이케다 정토복합은 콜렉티브라기보다는 각 프로젝트마다 다른 사람과 제안을 해서 함께 한다는 느낌이다. 스쿨은 지금 함께하는 하가 미치코 선생님과 2020년부터 함께 하고 있고, 스튜디오는 다른 아티스트분과 함께 하고 있고, 갤러리는 사쿠라오카 씨에게 일임하고 있다.

하가 미치코(이하 하가) 도중에 참가하여 이케다 씨의 기획에 참가해서 교사 중 한명으로 일한다는 느낌이다.

정토복합은 이케다 씨가 총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이케다 디렉션은 내가 하고 있는데 지금은 스쿨인 부분과 스튜디오인 부분이 메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구성원이 있다기보다는 네트워크에 가까운 이미지이다

정토복합 활동 외에는 어떤 일을 하는가?

이케다 기본적으로 작가로서 창작을 하면서 대학에서 비정규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하가 저도 비슷하게 대학에서 비정규 강사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정토복합은 미술 공간이지만 글의 생산이나 비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런 단체가 일본에 많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떠한가?

이케다 비평 위주로 하는 단체는 없는 것 같다. 비평 일반이라고 할까 문예 비평, 소설 창작 등을 하는 단체는 도쿄를 중심으로 몇 군데 있던 것 같은데 미술을 메인으로 하는 곳은 없는 것 같다.

하가 딱히 들어본 적은 없는듯 하다. 일반적인 글쓰기 교실은 있었던 것 같은데 미술 비평을 위한 글쓰기 교실을 없었던 것 같다.

일본 미술계에서 미술글의 생산과 유통 방식은 어떠한가?

이케다 거의 경로가 없는 것 같다. <미술 수첩>이라는 오래된 미술 잡지나 더 커머셜한 잡지 몇 가지가 있고, 웹사이트도 몇 군데 있지만 비평이 유통되는 곳은 제한적이고 더 가벼운 리포트 같은 것이 많은 편이다. 나는 미술 비평지보다는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하는 비평잡지인 <유리이카>나 <현대사상> 같은 곳에서 글을 쓰는 편이고, 미술의 경우 길이가 긴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다. 

하가 글 쓰는 입장에서 접근할만한 비평 플랫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전시회의 카달로그나 미술관의 오운드 미디어owned media에서 외부의 객관적인 비평을 의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케다 그런 경우에는 완전히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인 입장을 내보일 수는 없다. 미디어 자체가 미술관이나 기관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비판을 하기는 힘들다.

정토복합이 추구하는 비평적 지향점이나 방법론이 있다면? 

이케다 정토복합의 스쿨의 방침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일단 작품을 제대로 보고 구성적인 속성을 분석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어떤 이론에 의존하거나 사회적, 역사적인 문맥을 소개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나는 작품 자체에 집중하는 이다. 자신이 만드는 쪽이자 쓰는 쪽이라 그런 것 같다.

하가 수강생이 예술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카데믹한 글쓰기나 논문과 같은 글쓰기보다는 그 글 자체로 완결성이 있는, 다른 문맥을 참고하거나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쓸 수 있는 글을 생각하고 있다. 꼭 전문용어가 나열될 필요는 없는 글을 쓰려고 하고 있다.

『Jodo Journal』은 미술계 외부의 독자도 읽는다고 생각하는가? 독자는 누구를 상정하는지?

이케다 『Jodo Journal』은 1000부 정도를 뽑아서 일부는 정토복합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또 일부는 아마존이나 중앙 시스템(도매)을 통해 전국의 서점에 배포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1000부는 매우 적고 정토복합에서 게스트로 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미술계 사람이라 대부분이 미술계 사람들일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정토복합에 미술 외 영역이나 장르의 사람들이 초청강연을 하는 경우가 있고 그게 매년 『Jodo Journal』에 실려서 그쪽 방면에 관심있는 사람이 읽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토저널의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공간끼리 연계가 이루어지기도 하는가?

이케다 스쿨과 스튜디오 스페이스가 같이 연결되어있고, 2019년에 나란히 있던 건물에서 2021년에 같은 정토지에 있는 다른 건물로 이동했다. 한 건물은 1층에 갤러리 스페이스, 2층에 스튜디오, 다른 건물은 2층에 스튜디오와 스쿨이 함께 있는 형태이다. 연계의 경우는 매년 스튜디오의 오픈스튜디오나 『Jodo Journal』의 발매이벤트를 함께하거나, 갤러리 공간에서 스쿨에서 기획한 세미나나 토크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하고 있다. 그리고 갤러리 공간은 운영이 분리되어 있어서 갤러리 디렉터분이 따로 있어서 함께 일은 하지만 서로 운영을 독립적으로 하고 있다. 가끔 스쿨에서 갤러리에서 한 전시의 리뷰를 쓰거나 한다.

스튜디오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이케다 스튜디오는 스쿨 쪽에 3명 갤러리 쪽에 1명이 작업실로 쓰고 있다. 오픈 스튜디오 때 공개하거나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튜디오 사람이 갤러리에서 전시하라거나 하지는 않는다. 처음에 스페이스를 열 당시부터 역할분담을 확실히 해 두는 것이 잘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멤버들이 다같이 얘기하면서 모든 기획을 만들어가는 형식이라면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정토복합의 운영비용은 수강료로 충당하는가?

이케다 일단은 그렇다. 스쿨의 수강료는 강사에게 일부 지불하고 디자이너에게도 지불하고 렌트도 내지만 수강료만으로는 다 안돼서 때때로 보조금을 받아서 어떻게든 적자를 내지 않는 정도다. 코로나로 정부에서 지원금을 조금 받긴 했는데, 보통 일본에는 아트 스페이스를 위한 지원금은 거의 없다. 그래도 교토는 교토시가 미술 쪽의 지원을 여러 가지하고 있어서, 작가로서 지원금을 받거나 아트 스페이스로서 받기도 한다.

스쿨의 수강생들은 주로 어떤 사람인가?

하가 여러 종류의 사람이 온다. 학생도 많이 오지만 문학 등의 창작자가 오거나,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러 오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이케다 기본적으로는 학생과 사회인이 반반이고 예술에 관심을 가진 20-30대가 주 수강생층이다. 매년 12-14명 정도는 수강하는 것 같다. 예술 학교에 다니면서 오는 경우도 있는데 예술 학교에서 글 쓰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아서 우리에게 오는 경우들이 있는 것 같다.

글쓰기 스쿨의 코스는 3단계로 되어있는 것 같은데 코스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이케다 특징 중 하나는 1년간의 장기적인 코스로 이루어져있다는 점인 것 같다. 수일이나 수주 간의 단기적으로 하는 워크샵의 형태는 가능하지만 그렇게 힘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1년 간의 계획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특징은 글을 쓰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를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며, 잡지 같은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의 즐거움도 있다고 생각해서 출판까지를 코스에 포함시켰다. 

1년간의 코스를 하면 장기간 노력이나 돈을 들여야 하는데 사람들이 끝까지 잘 따라오는 편인가? 그리고 홍보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가?

이케다 우선 참가자들은 다들 의욕이 있는 편인 것 같다. 모두 글을 쓰고 싶어서 온 것이고 수업료도 싸지 않아서 하는 쪽에서도 재미있게 하는 편인 것 같다. 매년 한두명 정도는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긴 하다. 부담이 되는 스케쥴은 피하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사회인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과제를 자주 내지는 않고, 2주에 한번 수업을 하고 한 수업에 하나씩의 과제를 쓰고 그것을 다시 고쳐쓰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홍보는 주로 SNS에서 알려지는 편이고, 매년 십수명이 참가할 만큼을 모이는 것 같다. 한편으로 게스트 강사가 유명한 분이 오시는 편이라 알려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하가 1년간 길게 진행하고 있는 동안 수강생들끼리 친해져서 커뮤니티가 되는 경우도 있어서 그것이 모티베이션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옐로우 펜 클럽처럼 함께 쓰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용기를 얻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강생들이 프로그램이 충실한 점을 맘에 들어해서 그런 점이 장기 프로그램의 메리트인 것 같다.

글쓰기 스쿨 코스에서는 어느 시기부터 출판 준비를 시작하나요? 수강생들은 잡지 제작 과정에 얼마나 관여할 수 있나요?

이케다 초고를 연말까지 수합합니다. 그리고 그걸 1월~2월 사이에 제작할 때까지 잡지용 원고로 고쳐나가는 방식이다. 디자이너분은 따로 있고 그분과 상담해가면서 만들어 나간다. 레이아웃이나 구성 같은 편집자가 하는 일은 전부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일본 미술계에서 최근 문제가 되었거나 핫한 이슈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이와 관련하여 정토복합이 취하는 대응이나 스탠스는 무엇인가?

이케다 최근에 미술계에서는 남녀 성비가 꽤나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학예원은 여자가 많은데 관장은 거의 남성이라거나, 미대에서도 여학생이 많은 반면 교사는 남성만 있다던가 그런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리고 최근이라기엔 모하지만 한국과 관련해서 2019년에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소녀상이 문제가 되자 문화청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철회했던 문제가 있었다. 일본 미술계에서도 상당히 이슈가 되어서 정토복합에서도 관련해서 토크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 

공간을 유지하고 활동하는 자발성은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는가? 

이케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재미있다(웃음) 수강생이 의욕이 있다. 대학에서는 다들 의욕이 없는데…

하가 재미있는 것은 물론이고,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 쓰는 환경도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케다 편집과 연관된 강의를 해보고 싶다. 미술계에 편집자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글쓰기 스쿨에서도 편집 과정이 포함되어있긴 하지만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에디토리얼에 치중한 것도 만들고 싶다.

하가 개인적으로 아카이브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정토복합이 아니더라도 그런 연구에 대한 인프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부분과 글쓰기 실천을 연결지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