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2022년 6월 18일, 25일
시간: 오후 3시 ~ 6시
장소: YPC SPACE (서울시 중구 퇴계로 258 4층)
주최: 옐로우 펜 클럽
문의: yellowpenclub@gmail.com
* 별도의 참가비는 없으며,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사전 신청을 받습니다. 현장에서 신청자 우선하여 입장 가능합니다.
YPC의 첫 번째 오픈 프레젠테이션은 문화예술 실천에 기반한 이론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최근에 석사 학위를 취득한 젊은 이론가 여섯 명이 자신의 연구를 소개합니다. 미술, 영화, 만화 등 문화예술 실천에 관한 신진연구자의 이론적 접근을 공유하고, 이러한 논의가 동시대 현장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합니다.
6월 18일 – 이론에서 미술 현장으로
3:00-3:50 | 플랫폼 자본주의와 사진 이미지 | 전소영 |
4:00-4:50 | 세스 시겔롭의 ‘전시로서의 출판’ 연구 | 김명진 |
5:00-5:50 | 동시대 미술관과 영상: 이중 공간의 각축과 역동 | 남상영 |
6월 25일 – 이론에서 문화예술 현장으로
3:00-3:50 | 아파트-영화를 통한 아파트-이야기의 가능성 | 정지민 |
4:00-4:50 | 1990년대 여성만화 연구 | 김재형 |
5:00-5:50 | <전지적 독자 시점>에 드러난 웹소설 독자 연구 | 염선호 |
6월 18일 – 이론에서 미술 현장으로
플랫폼 자본주의와 사진 이미지
전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2010년 이후 디지털 환경의 정치적 의의를 플랫폼 자본주의로 이해하고, 데이터 자산이 된 사진 이미지와 이에 선행하거나 그 결과로 드러나는 새로운 이미지 환경을 검토한다. 이어서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에 의존하는 사진 이미지 독해 방식을 넘어 ‘스투디움’의 새로운 영향력에 주목하며 동시대 미술에서 기존의 질서에 균열을 내는 방식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사회적/산업적 공장’과 각각 짝을 이루었던 화이트/블랙큐브’의 맥락에서 현재 우리가 바라보는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을 둘러싼 세계를 축약하는 개념으로 ‘(무)의식적 공장’에 해당하는 ‘창백한 큐브’를 제안한다.
세스 시겔롭의 ‘전시로서의 출판’ 연구
김명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대안적 예술 형식 및 전시 플랫폼으로 기능해 온 출판의 역사와 의미를 탐구한다. 1960년대 후반 개념미술의 흐름 안에서 ‘전시로서의 출판’을 고안한 독립 큐레이터 세스 시겔롭, 1970년대 ‘아티스트 북’의 확산, 예술가 네트워크로서의 출판문화와 오늘의 아트 북 페어까지 다양한 키워드들을 (다소 혼잡하게) 다룬다. 이번 발표에서는 특히 동시대의 변화한 매체 환경과 계속되는 예술 출판의 실천들 가운데 본 연구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동시대 미술관과 영상: 이중 공간의 각축과 역동
남상영 (서울대학교 미학과)
미술관이 영상을 수용하기 시작한 이래로, 영상은 기존의 회화나 조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점유해왔다. 특히 미술계에서 프로젝션 기법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더 이상 상영의 필수적 조건으로서 물질적 지지체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된 영상은 전시 공간의 벽, 바닥, 천장을 자유롭게 넘실대며 건축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 연구는 1960년대 이후 영상이 어떻게 미술 전시의 중추적 구성물로서 전시 공간에 녹아 들어갔는지 살피고, 물리적 공간과 영상 사이의 현상학적 긴장이 촉발하는 감상경험의 특이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6월 25일 – 이론에서 문화예술 현장으로
아파트-영화를 통한 아파트-이야기의 가능성
정지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신자유주의의 침습이 본격화되었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아파트 배경의 한국영화 세 편에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반-시각적 경향에 주목하며, 영화 속 아파트를 단순한 공간적 배경, 시각대상, 혹은 상징을 넘어서는 ‘매체’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7-80년대 독재권력의 기념비이자 21세기에 진입하며 386 세대들을 서서히 ‘기득권’으로 이동시켰던 한국의 아파트는 이 영화들에서 역사적 시간 속에서 증언되기 어려운 잔재들을 자신의 방식대로 발화하는 이야기의 새로운 주체로서 기능한다. 그것은 ‘행성적 도시화’와 ‘역사의 종언’ 이후 출현한 과거 없는 세대의 기억을 물리적-구조적 반복으로 메운다. 여기서 반복이 갖는 이중성은 아파트-영화의 매체 형식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리듬이자 내러티브의 안과 밖을 구성하는 공간의 역사적 압력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연구는 추억 속의 집을 ‘정체성’의 장소로 전유하려는 욕망과, 더 이상 주체의 장소일 수 없는 집을 물질적 풍경으로 흘려보내는 애수어린 시선의 유혹을 넘어 다시 집으로 향할 방도를 마련하기 위한 또 한 명의 아파트-키드의 고민의 흔적이다.
1990년대 여성만화 연구
김재형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90년대 한국의 여성 문화와 서사에 ‘여성만화’라는 한 축을 더할 것을 제안하고, 그 위상을 독서문화사적 관점에서 평가한다. 이를 위하여 ‘여성만화’를 앨런 식수가 제시한 개념인 ‘여성적 글쓰기(écriture féminine)’의 일환으로 보는 한편, ‘여성만화’라는 용어가 1990년대에 이르러 ‘순정만화’의 대안어로서 제시되었던 맥락에 주목했다. 즉, 단순히 작가론/작품론의 차원에 머물러 있던 기존 순정만화 담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 명명을 기획한 독자와 매체의 형상을 동시에 포섭하는 ‘장(champ)’으로서 사유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만화’라는 용어는 당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독자, 매체, 작가의 다층적이고 집합적인 욕망과 필요의 표출의 한 형태로서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에 드러난 웹소설 독자 연구
염선호 (서울대학교 비교문학 협동과정)
독자가 작가의 문장을 읽는 것, 아주 잠깐 뿐인, 미세한 희열과 균열로 휩싸인 그 자리를 사유하는 방식이 독자 스스로의 존재 방식, 그리고 작가와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첫째로는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을 바탕으로 독자와 작가의 관계가 오늘날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를 확인한다. 둘째로는 읽기의 결과인 독자의 자리에서 작가가 재구성되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렇게 드러난 독자의 존재 방식은, 작품을 읽음으로써 그 읽음의 행위 자체가 작품 서사를 재구성하고 동시에 자신 또한 스스로 (불)가능하게 한 텍스트의 일부가 되는 ‘호모데우스적 독자’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