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의록
한진 개인전 《PEX: Painting Sex》
2023. 7. 27.(목) – 8. 20.(일)
오후 1 – 7시 (월요일 휴무)
YPC SPACE (서울시 중구 퇴계로 258 4층)
오프닝: 7. 27.(목) 오후 6시
기획: 권정현
주최: 옐로우 펜 클럽(YPC)
한진은 만화나 게임 캐릭터의 문법을 차용해 신체의 감각과 판타지를 드러내는 그림을 그려왔다. 그가 펼쳐내는 비일상적 세계에서 인간과 동물, 식물, 사물 등은 유기적으로 얽히며 공존한다. 2022년 시작한 〈PEX: Painting Sex〉 시리즈는 그리는 이와 그려지는 것 사이의 역동에 주목하며, 캐릭터라는 틀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추상적 표현으로 나아간다.
한진은 회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작품과 작가 사이에 일어나는 모종의 역학 관계에 ‘PEX’라는 이름을 붙인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붓을 그어 물감을 칠하고 그 결과로 백색의 평면에는 점차 캐릭터의 형상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것은 그 자체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범속한 사물이었던 캔버스가 유일무이하고 고유한 대상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그 경이로운 과정은 작가에게도 감정적 변화를 일으킨다. 작가는 힘을 가해 평면을 변화시키고, 변화한 평면은 다시 작가에게 모종의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주고받음에서 발생하는 쾌는 평면 위에서 감정과 에너지가 결집한 시각적 폭발로 나타난다. 감정에 집중함에 따라 이미지는 완성형의 캐릭터로 결말을 맺는 대신에 그 관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변모한다. 시간과 공간이 불명확한 가상의 세계에서 작가가 투영되거나 투영되지 않은, 작가를 닮거나 닮지 않은 생명들이 탄생한다. 그리고 그 감정의 소용돌이는 지금 여기에서 다시 한번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에게 전이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