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임효진
이빈소연 : 사랑의 작대기
Leebinsoyeon : Love on the Air
2022. 9. 23. – 10. 30.
오후 1시 – 7시 (월요일 휴무)
YPC SPACE(서울시 중구 퇴계로 258 4층)
기획: 권정현
진행: 옐로우 펜 클럽
오프닝: 9. 23. 오후 5시
이빈소연 개인전 《사랑의 작대기》는 사랑을 빌미로 자신을 노출하고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나는 세대의 이야기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개성 있는 인물을 출연시켜 관심을 끌어내는데, 그에 더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사랑이라는 진정성과 순수성을 요하는 특별한 감정을 개입시켜 사태를 복잡하게 만든다. 사랑에 대한 진정성과 스타가 되기 위한 연출은 때로 협동하고 때로 반목한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연애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노출하여 시청자의 몰입과 공감을 유도한다. 설레는 데이트와 썸, 커플 매칭을 위한 플러팅과 견제, 엇갈린 마음과 눈물은 그들의 이야기가 ‘진짜’라는 점에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현실에서는 연애에 무관심한 시청자들이 출연자와 함께 감정의 기복을 겪고 몰입한다.
나아가 출연자에게는 커플 매칭에 성공하는 것만큼이나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의 매력 발산은 프로그램 내 이성을 향한 것이기보다 시청자를 향한 것이다. 그들은 프로그램 종영 후, 매칭된 이성과의 연애를 이어가는 대신 인플루언서가 되어 대중과의 관계를 이어간다. 방영 내내 진정성을 요구하던 시청자는 비즈니스적 태도로 본업에 충실하는 인플루언서를 응원하고 소비한다.
사랑을 구실로 매력을 셀링하는 이들에게 이빈소연은 ‘사랑업 종사자’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미세한 행동과 제스처를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번역한다. 상징적 사물과 기호로 구성된 이 언어를 사용하여, 개인의 내밀한 영역인 사랑을 공적으로 노출하여 인기를 얻어야 하는 난제에 놓인 그들의 영리함과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빛을 반사하며 일렁이는 디지털 페인팅의 표면은 화려하게 빛나는 스크린을 닮았으나, 스크린이 보여주지 않는 자기 상품화 시대의 이면을 드러낸다.
이빈소연은 마치 두 손가락으로 잡아당겨 줌인 하듯이 사소한 사건과 사물, 감정을 관찰의 대상으로 전환한다. 상대방을 위해 수저를 놔주고 음식을 덜어주는 사소한 테이블 매너는 남녀 관계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그들을 평가하는 요소가 된다. 명품 반지부터 비즈 공예로 만들어진 팔찌까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둘이 나눠 갖는 한 쌍의 장신구는 사랑의 증표인 동시에 출연자 전체를 동요하게 하는 질투의 촉매가 된다. 이빈소연은 그러한 상징적 사물과 기호를 언어 삼아 이 시스템과 구조를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는 결코 일방적인 비판이나 옹호는 아니다. 그보다, 모두가 스스로 상품이 되어야 하는 시대에 대한 불평인 동시에 그 시스템 안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는 이들에 대한 위로다.
Leebin Soyeon’s LOVE ON THE AIR tells stories of the new generation that promotes and brands themselves through romance. Real people with character are part of the charm of reality TV shows. Plus, dating shows introduce the authenticity of love and pure emotions to complicate things. Longing for true romance and aspirations for fame at times collaborate, and others clash in directing and editing.
Dating shows attract the viewers’ attention and empathy by exposing the ins and outs of romantic relationships. The thrill of courtship and dating, flirting and competing for the ultimate couple matching, broken hearts and tears, along with the fact that the stories are real make the show inevitably enticing. Viewers, even those not interested in dating, are invested in the ups and downs of the cast’s emotions.
For the cast members, getting the viewers’ affection is as crucial as becoming a couple. Their performance is more for the viewers than it is for a potential partner. After the show airs, they continue the para-social relationship with the viewers as influencers instead of dating their partner from the show. Viewers demand a high standard of authenticity during the show, but support their professional attitude as influencers.
Leebin Soyeon calls the cast members who commodify their attractiveness with true love dangling like bait “romance workers.” Leebin transitions the workers’ behaviors and minute gestures by mobilizing symbolic objects. Her works tell stories of the romance workers who find themselves in a cul-de-sac by exposing their intimate lives to gain fame and face up to the challenge with wit. The reflective and ripply surface of the digital painting resembles the glamorously shining screen yet discloses the other side of self-commodification that the screen attempts to conceal.
Leebin zooms in – as if pinching your fingers together on the screen – on trivial events, things, and emotions, turning them into objects for observation. Table manners, as basic as putting out utensils and passing around dishes, win major points for the potential partner as well as the viewers. Couples’ items with a promise of eternal love – a pair of luxury rings or hand-made bead bracelets – are tokens of love and a trigger to inspire jealousy among the cast members. Leebin discusses the underlying system and structures by mobilizing these symbolic objects. However, she does not resort to blind support or criticism. Her works lament the time when we all have to be a product for sale on the one hand and show compassion to those compelled to pursue maximum benefit from the given system.